
Title 전나환 기획 초대전 "OTOCONOKO"
Date : July 10th - July 31st, 2026
Opening : July 105th, Fri. 5 pm
Place : Artertain (Yeonhi-dong, Seodaemungu)
Curator : Heeseung Hwang (+82 (0)2-6160-8445)
사람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우리는 매일 사람을 바라본다. 그러나 그 바라봄은 대부분 오래 머물지 않는다. 얼굴은 지나가고, 몸짓은 스쳐고, 누군가의
표정은 기억하지 못하는 하나의 이미지처럼 기억 속에서 빠르게 사라진다. 동시대의 시각 환경 속에서 사람은 끊임없이 보이지만,
정작 한 사람을 오래 바라보는 일은 점점 드문 경험이 되었다. 인간의 얼굴은 화면 위에서 소비되고, 인물의 이미지는 정보처럼
유통되며, 시선은 더 빠른 이미지와 더 강한 자극을 향해 집중된다.
전나환의 드로잉은 바로 이 빠른 시선 혹은 시각의 시대에 다른 방식의 바라봄을 제안한다. 그는 사람을 극적인 서사의 대상으로
다루지 않는다. 누군가를 특별한 사건 속에 배치하거나, 과장된 감정으로 설명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의 화면 속 인물들은
가장 일상적인 상태로 그의 화면에 머문다. 말없이 앉아 있거나, 어딘가를 응시하거나, 잠시 시선의 바깥에 머무는 듯한 사람들.
그들은 큰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그 조용한 표정과 자세 속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깊고 섬세한 태도가 드러난다.
작가에게 사람을 그린다는 것은 단순히 외형을 재현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오래된 질문이며,
동시에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깊고 원초적인 시도이다. 그의 인물들은 대상화되거나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작가는 그들을
하나의 완성된 이미지로 붙잡기보다, 시선이 머무는 동안 천천히 드러나는 감정의 흔적들로 그려낸다. 그래서 그의 드로잉은 인물을
닮게 그리는 기술보다, 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간의 흔적 혹은 밀도를 쌓아가는 행위에 가깝다.
작가의 드로잉은 단순한 밑그림이나 완성하려는 회화의 준비 단계로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그 자체로 완결된 표현의 언어이며,
인물을 바라보는 감각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형식이다. 선은 빠르게 그어진 흔적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작가가 대상
앞에서 멈추고, 관찰하고, 다시 바라본 시간이 축적되어 있다. 드로잉은 최소한의 조형 요소로 이루어져 있지만, 바로 그 절제
속에서 회화가 가질 수 있는 감정의 폭과 표현의 가능성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드로잉에서 선은 윤곽을 구현하는 도구라기 보다는 그가 바라 본 감정과 감각을 옮기는 장치가 된다. 형태는 인물을
고정하기보다 흔들리는 감정의 상태를 드러내고, 색은 대상의 외부를 채우기보다 그가 바라보던 인물의 주변에 머무는 감정의 공기와
대상의 정서를 환기 시킨다. 화면 속 인물들은 어떠한 제스처나 감정의 소요로 인한 구체적인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관람자에게 천천히 바라보기를 요청하는 듯 하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바라보는 일이 단순한 시각적
행위가 아니라,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는 감각적 경험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글. 임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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